에밀레종-나서영 목사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025-02-16 09:47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미국 사는 조카들이 왔을 때의 일이다. 방학에 조국의 문화와 역사를 익히기 위해 온 것이다. 경주를 데리고 갔다. 박물관 마당의 에밀레종을 보았다. 이 종은 유명하다. 이 종을 새 박물관에 옮겨 달 때 한국중공업에서 종을 매다는 고리를 만들었다. 종 무게에 열흘도 안되어 휘어져 버렸다. “에밀레종 종고리 제작위원회”를 구성하여 금속 과학자들과 의논하였더니 과학자들은 종고리가 최상의 질로 직경 15센티미터 굵기는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에밀레종의 고리 꿰는 구멍은 직경이 9센티미터밖에 안 되었다. 고리로는 안되고 쇠밧줄로 종 윗부분을 칭칭 동여매어 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얼마나 보기 흉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빼버렸던 예전 쇠막대를 다시 찾아 끼웠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에밀레 종소리가 또 유명하다. 너무나 맑고 깊은 그 소리에 우리 나라에 태어난 걸 감사한 사람도 여럿이라 한다. 장중하면 탁하고 맑으면 경박하기 쉬운데 에밀레종소리는 장중하면서도 맑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면서 이어지는 긴 여운을 갖고 있어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며 울리는 소리이다. 특히 이 종의 전설이 이 종을 유명케 하였다. 이 종의 본명은 성덕대왕신종이다. 그러나 에밀레종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에밀레” 뜻은 “에미 때문에”란 뜻이다. 종 소리가 “에밀레… 에밀레…” “에미 때문에… 에미 때문에”로 들린다고 하여 에밀레종이 되었다.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큰 종을 만들기로 하여 스님들이 집집이 시주를 걷으며 다니게 되었는데 어느 가난한 집에도 들르게 되었다. 마침 엄마가 아기를 안고 어르다가 “우리 집은 가난하여 시주할 것이 없네요. 우리 애기라도 가져 가실려면 가져 가세요.” 웃으면서 농담을 하였다. 종이 마침내 만들어졌다. 처음으로 종을 치는 날 문무백관들과 백성들이 신종에서 어떤 종소리가 나올 것인가 잔뜩 긴장하며 기다렸다. 당목으로 힘차게 종을 쳤으나 애석하게도 종소리는 깨어지고 금이 간 소리였다. 다시 쇳물을 부어 종을 만들었지만 또 실패하였다. 그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번번이 실패하였다. 항간에 이상한 말이 돌기 시작하였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때묻지 않은 천진한 어린아이를 끓는 쇳물 속에 넣어야 된다는 말이었다. 종을 만드는 책임자들은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아야겠기에 스님들과 이 문제를 의논하였다. 그 중에 엄마가 아기를 안고 어르던 가난한 집에 갔었던 스님이 지난 이야기를 하였다. 마침내 그 어린 아이를 엄마 품에서 뺏어다가 끓는 쇳물 속에 던져 넣었다. 드디어 종을 치는 날 서라벌 거리는 쥐죽은 듯 조용하였다. 당목이 움직였다. “에밀레~ ” 끓는 쇳물 속에 녹아든 어린 딸아이의 애절한 소리가 종소리와 함께 서라벌 거리에 울려 퍼졌다. 이 전설이 전설일 뿐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여기서 우리는 어떤 말이라도 함부로 해서는 아니 되겠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라” 말씀하셨다. -나서영 목사(용문산기도원 원장)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남과 다른 새로운 생각 -나서영 목사 25.02.20 다음글시집간 세 딸 -나서영 목사25.02.09